고양이 코 막힘, 쌕쌕거리는 소리 들린다면? 집사가 당장 해야 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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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로운 오후, 곤히 자고 있는 고양이 곁으로 다가갔는데 "쌕쌕" 혹은 "그렁그렁" 하는 숨소리가 들린 적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그저 코를 고는 건가 싶어 귀엽게 넘기기 쉽지만, 이 소리가 지속된다면 단순한 잠버릇이 아닐 수 있습니다. 고양이에게 코는 단순히 숨을 쉬는 기관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고, 무엇보다 '식욕'을 결정짓는 생존과 직결된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환절기만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 혹은 만성적으로 우리 아이를 괴롭히는 '고양이 코 막힘'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병원에 가야 할 타이밍은 언제인지, 그리고 병원 치료 외에 집에서 해줄 수 있는 케어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꼼꼼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1. 고양이가 코를 훌쩍이는 진짜 원인 (단순 감기 vs 바이러스)

 고양이의 코가 막히는 이유는 사람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역시 상부 호흡기 감염입니다. 길고양이 출신이거나 다묘 가정이라면 더욱 주의 깊게 봐야 하는데, 바로 '허피스 바이러스'와 '칼리시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이 바이러스들은 한 번 감염되면 완치되지 않고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재발하여 콧물과 재채기를 유발합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아닌 환경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화장실 모래 먼지, 집 안의 건조한 공기, 방향제나 향수 냄새 등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비염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드물게는 코 안에 종양이 생기거나, 치아 뿌리에 염증이 생겨 코로 농이 넘어오는 경우(치근농양)도 있으니 콧물의 색깔과 점성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2. "밥을 안 먹어요" 코 막힘이 불러오는 무서운 나비효과

 사람은 코가 막혀도 입으로 숨을 쉬며 밥을 먹을 수 있지만, 고양이는 다릅니다. 고양이는 후각 의존도가 매우 높은 동물이라 음식의 냄새를 맡지 못하면 그것을 음식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코 좀 막힌 것 가지고 유난이다"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코 막힘으로 인한 식욕 부진이 2~3일 이상 지속되면, 고양이는 급격히 지방간(Hepatic Lipidosis)이 올 수 있습니다. 특히 뚱뚱한 고양이일수록 지방간 위험이 높으며, 이는 치사율이 꽤 높은 응급 상황입니다. 따라서 고양이에게 코 막힘은 단순한 호흡기 질환이 아니라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3. 집사가 해줄 수 있는 홈 케어 1: 환경과 습도

 병원 약을 먹여도 그때뿐이고 계속 재발한다면, 집 안 환경을 점검해야 합니다. 가장 기본은 습도 조절입니다. 고양이의 코 점막이 건조해지면 방어 기능이 떨어져 세균 번식이 쉬워집니다. 실내 습도는 50~60%를 항상 유지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사용하는 화장실 모래가 먼지가 많이 날리지는 않는지 확인해 보세요. 벤토나이트 모래를 사용할 때 유독 재채기가 심하다면, 먼지가 적은 제품으로 바꾸거나 두부 모래 등으로 교체하여 알레르기 반응인지 테스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공기청정기를 고양이 주 생활 반경에 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4. 집사가 해줄 수 있는 홈 케어 2: 네블라이저와 훈증 요법

 최근 많은 집사님들이 효과를 보고 있는 방법은 바로 '네블라이저(호흡기 치료기)' 활용입니다. 동물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물을 미세한 입자로 만들어 호흡기로 직접 전달해 주는 기계인데, 가정용 휴대용 네블라이저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약물 처방이 없더라도 멸균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네블라이저를 해주면, 코 안의 딱딱한 콧물을 묽게 만들어 배출을 돕고 점막을 촉촉하게 해 줍니다.

 네블라이저 기계가 없다면 '욕실 훈증 요법'을 추천합니다. 샤워할 때 뜨거운 물을 틀어 욕실을 습기로 가득 채운 뒤(마치 사우나처럼), 고양이를 데리고 10~15분 정도 함께 앉아 있는 것입니다. 따뜻한 수증기가 코를 뚫어주어 일시적으로 호흡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5. 이럴 땐 지체 말고 병원으로 가세요 (위험 신호)

 홈 케어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입니다. 다음 증상이 보인다면 즉시 수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콧물이 맑지 않고 노랗거나 초록색 끈적한 농일 때
  • 콧물에 피가 섞여 나올 때
  • 눈곱이 심하게 끼거나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때 (허피스 결막염 의심)
  • 입을 벌리고 헉헉거리며 숨을 쉴 때 (개구호흡)
  • 식욕이 완전히 떨어져 하루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을 때

 개구호흡은 고양이에게 매우 위급한 신호입니다. 폐수종이나 심각한 호흡곤란일 수 있으므로 발견 즉시 병원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고양이의 코 막힘은 완치라는 개념보다는 '평생 관리'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집사와 고양이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덜 주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오늘 아이의 숨소리가 조금 거칠다면, 습도계의 숫자를 확인하고 따뜻한 습기를 채워주시는 건 어떨까요? 작은 관심이 큰 병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참고 자료

더 전문적인 수의학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MSD 매뉴얼 일반인용: 고양이 호흡기 질환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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